〈앵커〉
최근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예술가마저 대체할 수 있을지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로봇 지휘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연주를 준비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기 가득한 악단 중앙, 지휘자 대신 사람 얼굴 로봇이 서 있습니다.
로봇이 지휘봉을 잡고 팔을 들자 연주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흐르고, 이내 시작된 연주는 경쾌하게 이어집니다.
에버 식스, 국내 첫 오케스트라 지휘 로봇입니다.
’예술가도 대체 가능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최수열/지휘자 : 로봇이 예술 영역에 접근하기는 굉장히 많은 무리수가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지휘 동작이 굉장히 섬세하더라고요.]
실제 지휘자의 몸에 센서 30개를 붙여, 그 움직임을 일일이 로봇에 적용했습니다.
[(지휘봉이) 조금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지휘자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스스로 학습할 수도, 준비되지 않은 곡을 지휘할 수도 없습니다.
박자 맞추는 기능 정도가 최선이라는 것이 지휘를 전공하는 학생의 냉정한 평가입니다.
[정선우/한국예술종합학교 오케스트라 지휘과 3학년 : 연주 당일에 사람이 연습을 만져놓은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가서 곡이 흘러는 갈 수는 있겠지만, 뭔가 더 뽑아내기는 어려움이 있겠죠.]
다만, 다음 모델에 챗GPT 같은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된다면 또 얼마나 더 나아갈지는 예상이 쉽지 않습니다.
로봇과 AI 때문에 일자리 4분의 1이 사라진다는 2015년 연구에서 그 가장 마지막 자리가 예술가였는데, 대체 불가능할 것이라 믿었던 예술 분야에서도 AI와 로봇 기술을 통한 과감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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