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혐의로 지난 8월 불구속 기소돼 서울 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수 남태현 씨.
남 씨는 KBS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마약에 대해 ’호기심’조차 가지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에 늘 약물이 연관돼 있었어요. 솔직히 (저도) 환상이 있었죠, ’(불법)약물을 하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음악이 훨씬 더 업그레이드가 될까?’ 근데 실제로 그런 건 없고요. 다 망상이에요... 호기심조차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그럼에도 호기심이 생긴다면, 절 보세요. 다 잃어요 “
남 씨는 마약 중독자들이 도움을 청하기 힘든 사실을 공감하지만, 그래도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저희들은 이걸(불법 약물 사용 사실을) 숨겨야 되고 어디에 나서지 못해요. 어디 병원에 전화하기도 두려운 거요. 나 신고하면 어떡하지?...제가 그래서 다르크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거예요... (저도)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어요. 근데 도움을 청하세요. 이거는 도움을 청하면, 해결이 됩니다. “
※ 마약 중독 극복을 위한 상담이나 치료 기관에는 약물 사용자들을 신고할 의무가 없습니다.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마약퇴치운동본부 상담전화(1899-0893)로 전화하셔서 초기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남태현 씨는 올해 초, 민간재활시설 ’다르크’에 스스로 입소했습니다. ’고립’에서 벗어나 ’회복 경쟁’을 한다는데요.
“약하는 친구들끼리 모아놨으니까 어떨지 뻔하다 생각하시겠지만... 생각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자기는 얼마큼 좋아졌는지를 자랑하고요. 노래 실력 춤 실력 이런 거로 가수가 되기 위해서 경쟁했던 것처럼 이곳에서 회복으로 경쟁해요“
하지만 모두가 남 씨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문제는 상담 이후...’치료-재활’ 시스템 현주소는?
마약 중독자들이 ’단약’을 하려면, 크게 두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①병원에서 ’치료’를 통해 해독 과정을 거친 뒤, ②주거형 또는 방문형 재활 프로그램에 등록해 ’재활’을 이어가는 겁니다.
하지만 첫 단계인 ’치료’부터 쉽지 않습니다. 22년 보건복지부가 마약류 중독자 치료를 위해 지정한 ’치료보호기관’ 21곳 중 실질적으로 마약 중독 환자를 받는 곳은 2곳뿐입니다.
제도상으론 정부가 마약 중독 환자 치료비를 지원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매년 제때 지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수금이 쌓여 있는데, 마약 중독 환자를 받게 되면 다른 환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있어 병원 입장에선 ’마이너스’를 감수하면서까지 환자를 받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때문에, 병원을 찾았어도 중독자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남명우 /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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